동네에 길고양이 밥 주는 사람이 저 말고도 몇 명 더 있습니다. 서로 얼굴은 안 봤는데 밥그릇 상태만 보면 다녀갔다는 건 압니다.
어제 누가 밥을 줬는지 모르니까 두 번 주거나 아예 안 주는 날이 생깁니다. 귀 잘린 애가 어느 쪽 귀였는지 헷갈리고, 절뚝거리던 애가 요즘 안 보이는데 이게 다른 데로 간 건지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정보가 지금은 전부 각자 머릿속이나 단톡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단톡방은 사진이 30일 지나면 날아가고, 검색도 안 되고, 새로 들어온 사람은 그동안의 맥락을 전혀 모릅니다. 결국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 고양이 대장”을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게시판이 아니라 기록이어야 했습니다. 글이 시간순으로 흘러가 버리면 “치즈 3번 고양이의 지난 6개월”을 볼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반려동물 앱이 아니라 길고양이 앱이어야 했습니다. 주인이 없고, 여러 사람이 같이 돌보고, 관찰자마다 본 게 다르다는 게 핵심인데 그 구조를 담은 앱을 찾지 못했습니다.
— 만든 사람 · 2026년